정유정 - 『7년의 밤』
Edit 정유정 - 『7년의 밤』 작은아버지가 차 뒷문을 열어주었다. 나는 의자 한구석에 옹크려 앉아 아저씨의 휴대전화를 열었다. 대기화면에 깔린 사진을 들여다봤다. 안개 낀 별채앞길, 불 켜진 가로등들, 측백나무 책가방을 들었고 사내아이는 남자의 바지뒷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 아버지와 나였다. 열흘 전 아침, 아저씨가 찍었을 우리의 뒷모습이었다. 나는 휴대전화를 접어 손아귀에 움켜쥐었다. 무릎에 이마를 대고 엎드렸다. 울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세상은 ‘지난밤 일’을 ‘세령호의 재앙’이라 기록했다. 무릎에 이마를 대고 엎드렸다. 울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세상은 ‘지난밤 일’을 ‘세령호의 재앙’이라 기록했다. 아버지에게 ‘미치광이 살인마’라는 이름을 붙였다. 나를 ‘그의 아들’이라 불렀다. ..